『그리스도교의 훈련』 출간과 키르케고르 후기 저작의 구조
― “상처–죄–치유”의 변증법적 흐름
1. 파주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번에 『그리스도교의 훈련』이 출간되면서, 저는 파주를 다시 찾았습니다. 이전에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출간 당시 방문했던 장소를 다시 방문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출판 일정이 아니라, 키르케고르 후기 사상의 핵심을 정리하여 나누고자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리스도교의 훈련』을 단독 작품으로 소개하기보다, 키르케고르 후기 저작 전체의 구조 속에서 이 책의 위치와 의미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2. 키르케고르 저작의 전기와 후기
Søren Kierkegaard의 저작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전기 (–1846): 간접적 저작, 미학적·철학적 탐구 중심
- 후기 (1847–): 직접적 기독교 저작, 실존적 요구 강조
후기의 시작은 1847년에 출간된 『다양한 정신의 건덕적 강화』입니다. 이 저작은 이미 한국어로 출판된 바 있으며, 다음과 같이 세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마음의 청결』
- 『새와 백합에게 배우라』
-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
3. 1848년: 결정적 전환 ― 『기독교 강화』
1848년에는 『기독교 강화』가 출간됩니다. 이 작품은 총 4부로 구성됩니다. 이 작품 역시 한국어로 이미 출판된 바 있습니다.
- 이방인의 염려
- 고난에 관한 강화(고난의 기쁨)
- 뒤에서 상처를 주는 사유들(기독교의 공격)
- 금요일 성찬에 관한 강화(성찬의 위로)
이 가운데 특히 제3부 “뒤에서 상처를 주는 사유들”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 부분은 단순한 건덕적 강화가 아니라,
- 인간의 내면을 찌르고
- 기존 신앙을 해체하며
- 실존적 각성을 촉발하는
👉 “상처(wound)”의 기능을 수행하는 텍스트입니다.
4. 1849–1850: 핵심 두 저작
이후 키르케고르는 다음 두 작품을 연속적으로 출간합니다.
- 1849년: 『죽음에 이르는 병』
- 1850년: 『그리스도교의 훈련』
이 두 책은 모두 Anti-Climacus라는 가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 즉, 이 두 저작은 키르케고르 후기 신학의 중심을 이루는 핵심 텍스트입니다.
5. 『그리스도교의 훈련』 출간 구조

이번에 출간된 『그리스도교의 훈련』은 전체가 아닌 일부(상권)입니다.
- 약 400쪽 분량
- 전체는 약 800쪽 규모 예상
- 상·하권으로 나누어 출판
상권 구성
- 1부 + 2부 중심
- 핵심 주제: 실족(Forargelse)
하권 예정
- 3부 중심
- 핵심 주제: 제자도
6. 1848년의 원래 기획: 하나의 책
키르케고르는 1848년에 하나의 책을 구상합니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처
- “뒤에서 상처를 주는 사유들”
- 논쟁적, 비판적 기능
(2) 죄의식
- 『죽음에 이르는 병』
(3) 치유
- 『그리스도교의 훈련』
그러나 이 계획은 그대로 실행되지 않았습니다.
- 1부 → 별도 저작으로 이미 존재 (『기독교 강화』 제3부)
- 2부 → 『죽음에 이르는 병』 (1849)
- 3부 → 『그리스도교의 훈련』 (1850)
7. “상처–죄–치유”의 변증법
이 세 단계는 단순한 배열이 아니라, 하나의 실존적 변증법 구조를 형성합니다.

① 상처 (Wound)
- 인간의 안일함을 깨뜨림
- 기존 신앙을 해체
- 내면을 찌르는 계시
👉 『기독교의 공격』 / 『기독교 강화』 제3부

② 죄의식 (Sin-consciousness)
- 절망의 인식
- 하나님 앞에서의 자기 이해
👉 『죽음에 이르는 병』

③ 치유 (Healing)
- 그리스도와의 동시대성
- 믿음의 실존적 결단
- 구원의 현재화
👉 『그리스도교의 훈련』
8. 관련 저작들과의 연결
이 구조는 이후 다음 저작들과도 연결됩니다.
- 『자기 시험을 위하여』
- 『스스로 판단하라』
이 작품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 크리스텐덤(Christendom)에 대한 비판
👉 기독교의 본질 회복
이라는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합니다.
9. 함께 읽어야 할 핵심 5권
키르케고르 후기 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다섯 권을 함께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독교의 공격』
- 『죽음에 이르는 병』
- 『그리스도교의 훈련』
- 『자기 시험을 위하여』
- 『스스로 판단하라』
10. 결론: 『그리스도교의 훈련』의 위치
『그리스도교의 훈련』은 단순한 신앙서가 아닙니다.
이 책은
- 절망 이후
- 죄의식 이후
👉 “근본적 치유(Radical Cure)”를 제시하는 작품
입니다.
따라서 이 책은 반드시
- 『기독교의 공격』 (상처)
- 『죽음에 이르는 병』 (죄의식)
과 함께 읽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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