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내 안에 있다. 그런데 공동체는?

키르케고르의 생존재 교회론으로 다시 묻는 교회의 의미

최근 한 분께서 유튜브에 이런 질문을 남겨 주셨습니다.

“키르케고르가 이해하는 교회는 하나님의 성소, 성전으로 이해한 교회인가요?
저는 에클레시아의 의미를 공동체로 다시 이해하게 되면서 신앙의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제가 이해하는 키르케고르의 교회론을 조금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1. 키르케고르는 교회를 직접 설명하지 않았다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Søren Kierkegaard는 교회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남긴 적이 없습니다.

조직신학처럼 “교회란 무엇인가”를 항목별로 설명한 책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는 당시 제도 교회를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봤고, ‘교회’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하는 데에도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키르케고르의 교회론을 이해하려면
그의 일기, 그리고 Concluding Unscientific Postscript 같은 저작 속 단서들을 따라가야 합니다.


2. 교회의 핵심은 ‘내면성’이다

제가 읽어낸 키르케고르 교회론의 핵심은 단 하나입니다.

교회의 중심은 내면성이다.

보이지 않는 교회(invisible church)는 건물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 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고린도전서의 말씀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교회는 먼저 한 사람 안에 임하는 하나님의 거처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키르케고르적으로 대답한다면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교회는 내 안에 있습니다.


3. 그렇다면 교회는 건물이 아닌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다시 나옵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건물이 아닌가?”

키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본다면
교회를 외적인 공간이나 장소로 동일시하는 것은 본질에서 멀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다는 사건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외재적 성전 개념의 종말을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더 이상 하나님은 특정한 건물 안에만 갇혀 계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점에서 교회는
‘어디에 모이는가’보다
‘누구 안에 하나님이 거하시는가’의 문제입니다.


4. 그런데 공동체는 어떻게 가능한가?

여기서 다시 질문이 남습니다.

“교회가 내 안에 있다면, 공동체는 무엇인가?”

이 질문이 가장 어렵고 동시에 가장 중요합니다. 키르케고르는 공동체를 단순한 사회 조직처럼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교회는 단지 사람들이 모였다고 자동으로 생기는 집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렇게 설명하고 싶습니다.


5. 교회는 ‘단독자들이 모인 공동체’다

저는 논문에서 이 부분을 설명할 때
모자이크 비유를 사용했습니다.

보도블록은 서로 바꿔 끼울 수 있습니다.
하나가 빠져도 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자이크는 다릅니다.

조각 하나가 빠지면
그 그림 전체가 완성되지 않습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대체 가능한 부품이 아닙니다.

각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고유한 존재이며
대체 불가능한 단독자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 단독자들이 함께 모일 때
비로소 교회가 됩니다.

즉, 교회는 획일적인 집단이 아니라
고유한 존재들이 함께 이루는 공동체입니다.


6. 사랑만이 공동체를 만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모든 사람을 똑같게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랑은
각 사람의 독특성을 지워 버리지 않고
그 독특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합니다.

그래서 사랑이 있는 공동체는
획일적인 조직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품는 공동체가 됩니다.

이것이 제가 이해하는 교회입니다.


결론

교회는 내면성에서 시작되고 공동체로 완성된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교회는 먼저 한 사람의 내면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으로서
한 사람 안에 교회가 세워집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워진
대체 불가능한 단독자들이 함께 모일 때

비로소 공동체로서의 교회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교회는 내면성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교회는 단독자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은 오늘 한국교회가 다시 깊이 고민해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교회를 너무 쉽게 건물로 생각해 왔는지,
혹은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고유함을 놓쳐 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회는 내 안에 있다. 그렇다면 공동체는 무엇인가?”

한번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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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es: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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