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문제

본질(Væsen)이 곧 필연성은 아닙니다. 필연성은 본질 규정 가운데 하나입니다. 모든 것에는 본질이 있고, 그 본질은 생성을 거쳐도 변하지 않습니다. 막간극은 “계획은 생겨나는 동안 그 자체로 변하지 않아야 그 계획이 생겨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필연적인 것은 그 본질이 “있는 것”이라는 특별한 경우입니다. 그러니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맞고, “본질은 모두 필연적이다”는 아닙니다.

이제 질문에 답하면, 텍스트에서 끌어낼 수 있는 핵심 구분은 이렇습니다.

Væren은 있음의 차원이고, Tilværelse는 그 차원에서 “그것이 있다”가 성립한 사실입니다.
Væren은 여러 양태를 가지며 비존재까지 품습니다. Tilværelse는 예/아니오뿐이고 정도가 없습니다.

1. Væren: 양태를 가진 차원

  • 가능성은 “그래도 비존재인 존재(en Væren, der dog er Ikke-Væren)”입니다.
  • 현실성은 “존재인 존재(en Væren, der er Væren)”입니다.
  • 생성은 이 차원 위에서 가능성에서 현실성으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Væren은 비존재까지 자기 양태로 포함할 수 있는 말입니다. 다만 관념적으로 쓰면(ideel Væren) 본질 쪽으로 미끄러집니다. 이것이 스피노자 각주의 경고입니다.

2. Tilværelse: 정립된 “그렇다”

스피노자 각주와 3장 본문에서 네 가지 특징을 뽑을 수 있습니다.

  1. 정도가 없습니다. “파리 한 마리도 있을 때에는 신과 똑같은 만큼의 존재를 가집니다.”
  2. 이것 아니면 저것입니다. “사실적 존재에는 햄릿의 변증법이 적용됩니다. 있느냐 없느냐.”
  3. 본질과 무관합니다. “사실적 존재는 모든 본질 규정의 차이에 무관심합니다.”
  4. 증명될 수 없습니다. “나는 언제나 Tilværelse를 향해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Tilværelse로부터 추론합니다.” 삼단논법의 결론이 될 수 없고 전제로만 놓입니다.

3. 판별하는 질문

질문VærenTilværelse
비존재를 포함할 수 있는가예 (가능성 = 비존재인 존재)아니오
양태나 정도가 있는가예 (가능, 현실, 과거, 미래)아니오 (있느냐 없느냐)
생성이 그 위에서 일어나는가예 (생성은 존재에서의 변화)아니오. 생성의 결과로 성립하거나, 생성 없이도 성립합니다 (필연적인 것, 영원한 것)
증명의 결론이 될 수 있는가관념적으로 말하면 가능하지만 그때는 본질을 말하는 것불가능, 전제로만 놓임
어떻게 파악되는가개념, 사유현재의 것은 직접적 감각으로, 생겨난 것은 믿음으로 (“믿음은 생성에 대한 감각”)

4. 경계 사례로 확인하기

  • 가능한 것: Væren은 있습니다(비존재로서). Tilværelse는 없습니다.
  • 필연적인 것: Tilværelse는 있습니다(er til). 그 Væren은 사실상 본질입니다(“이 존재는 그것의 본질이다”).
  • 나폴레옹: Tilværelse는 있습니다. 생성을 거쳐 거기 이르렀습니다.
  • 3장의 미지의 신: “존재하기는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고, 그런 한에서 존재하지 않는다(som vel er til, men ogsaa ubekjendt, og forsaavidt ikke er til).” Tilværelse가 인식과 만나는 자리에서 흔들리는 유일한 대목입니다. 이성이 부딪히는 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한 줄로 번역 원칙을 세우자면, Væren은 “존재”(있음의 차원)로, Tilværelse는 “현존”(거기 있다는 사실)으로 옮기는 것을 권합니다. 그러면 “미지의 것이 존재하지만 그런 한에서 존재하지 않는다”처럼 역설이 걸리는 문장에서도 원문의 er til을 일관되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출처: 『Philosophiske Smuler』 3장 본문과 스피노자 각주, 막간극 §1, §4 (SK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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